현재와 과거의 공존
'Coexistence'
(현지시간 9월 15일) 오늘은 'Piccadilly Circus', 'Leicester Square', 'The National Gallery', 'Trafalgar Square', 'London Eye'를 다녀왔다. 굉장히 많아 보이지만 위에서 언급한 곳 중 세곳은 유명한 거리 이름일 뿐이다. 오늘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한 곳은 'The National Gallery' 그리고 'London Eye'이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글이 길어지기 때문에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현재와 과거의 공존'이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승리하는 하루가 되기를 기도한다.
1. Piccadilly Circus, Leicester Square
Piccadilly Circus / 피카딜리 서커스
'셜록' 인트로 / 피카딜리 서커스
위의 두 곳은 거리와 광장의 이름이다. 먼저 '피카딜리 서커스'의 경우, 영국 드라마 '셜록'을 보신 분이라면 매화마다 한 번쯤은 본다. 드라마 내용에서 직접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트로에서 '런던 아이'와 함께 수많은 버스들과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으로 나온다.
앞서 얘기한 '셜록'에서 이 거리를 굉장히 멋있게 인트로에서 보여준다. 부푼 마음을 가지고 피카딜리 역에서 나왔는데.. 영상에서 본 거리가 보이지않다. 그래서 주변을 계속 돌아다녔는데, 어쩐지. 지금 공사중이다. 이 거리가 유명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엄청나게 큰 '전광판'들의 영상과 빛 때문이다. 단순히 전광판 때문에 멋있는게 아니라 뉴욕의 거리처럼 오래된 건물과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장면들을 연출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각인이 된거고 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사중이라서 전광판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피카딜리 서커스
피카딜리 서커스
곡선이 아름답다.
피카딜리 서커스 부근
현대와 과거의 공존.
'레스터 광장'의 경우 큰 크기는 아니지만 굉장히 공원을 아름답게 꾸며놨다. 정사각형의 모형으로서 중앙의 동상을 중심으로 공간을 배치했다. 복잡한 도시 한 가운데 평안한 마음을 주는 만큼 작은 공간이지만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나무들이 공원을 둘러싸고 있어잠시 밖의 세계와 단절시키는 느낌을 준다.
레스터 광장.
레스터 광장 중앙.
레스터 광장.
레스터 광장 부근
2. 런던의 거리를 걸으면서
런던의 매력은 현대와 과거의 공존에 있다고 본다. 앞서 말한 거리들을 걷다보면 왜 이 이야기를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런던의 경우 이전에 지어졌던 건물을 허무는 대신에 계속 보수를 하고 발전시켜 원형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한다. 그렇다고 정말 낡은 건물들을 계속 사용하지는 않는다. 어떻게 보면 사소한 차이지만 런던의 힘은 여기서 나오지 않나 싶다.
우리는 언뜻 '오래됐으면 새 것으로 교체하면 되지 :)'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보기에 '새 것'은 좋다. 과거의 감각을 벗어나 현대적인 것들로 만듦으로 굉장히 세련되고 절제되어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이야기나 따뜻함은 없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순간적인 감각을 충족시킬 뿐, 그 이상의 것을 제공하지는 못한다.
이렇게 런던을 걸으면서 한국을 볼 때에 너무나 아쉽다. 우리들은 사람들의 시선이나 관심을 끌기 위해 옛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기술이나 최신의 것들에 집중을 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세련되고 멋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느끼기는 힘든 것 같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면 새로 지은 멋있는 건물에 그렇게 많이 가지는 않는다.
옳은 예시인지는 모르지만, 필자는 'DDP',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외국인들을 많이 보지 못했다. 오히려 영국으로 떠나기 전 우리나라의 고궁들을 산책할 때 그곳에서 수많은 외국인들을 봤다. 최근 한국도 이를 깨달았는지 옛것들의 가치를 이제야 알아채서 이를 개발하고 관광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출간된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 10권'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서울이 다른 도시들과 다른 이유는 '고궁'에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한 도시에 궁이 5개 이상인 나라는 없다. 서울은 진보적인 면을 추구하거나 세련된 것에서 힘을 찾을게 아니라 '옛것'에서 찾아야 합니다. 서울의 매력은 고궁에서 나온다.
단순히 서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옛 가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런던의 경우 '옛 것'과 '새 것'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폭발적인 에너지가 나온다. 옆나라에 있는 파리도 런던과 비슷하다. 파리는 런던보다 도시 크기가 엄청 작지만 이 안에서 두개의 요소들이 완벽하게 공존한다. 파리에에 가면 파리의 옛모습과 신도시의 모습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구역을 철저히 나눈다음에 현재와 과거를 계속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옆나라인 일본도 우리나라랑 비슷한 문제와 갈등을 겪었다.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개발에만 집중하다보니 전통적인 일본의 모습을 잃어갈 수 밖에 없었다. '도쿄'에 가면 옛날 일본 모습을 찾기는 엄청 힘들다. 그렇지만 겉에 보여지는 모습이 아닌 그들의 정신이나 문화 그리고 제도에 전통적인 요소들이 녹아 있어 일본 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3. The National Gallery
The National Gallery, 앞의 광장이 'Trafalgar Square'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미술관'이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둘러보고 런던 아이로 갈 예정이었다. 런던패스로 오디오 기기를 무료로 빌린다음에 나눠준 책자에 필수코스를 다 돌고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필수코스에 있는 작품만 80점들이 넘어서.. 작품 한개당 평균 설명 시간이 3분인데 4시간이 넘어가는 관계로 반 정도 본 다음에 생각을 바꿨다. 참고로 이곳은 서양 미술관이기 때문에 동양 작품은 없다.
반 정도 보고 나니 벌써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가 흘러갔다. 예전에 엄마랑 같이 방배동쪽에 있는 예술의 전당에 가서 미술 작품을 본 기억이 난다. 엄마는 즐겁게 보고 있는데 보고 있는 나는 지루해 죽을 것 같아서 늘 빨리 나가자고 했다. 어렸기 때문에 다리도 아팠지만 미술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태도를 보였던 제가 2시간 동안 아픈 줄도 모르고 즐겁게 그림들을 봤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영국 국립미술관
St Martin Church
영국에는 길거리에서 예술하는 사람들이 흔하다.
내셔널 갤러리 앞.
내셔널 갤러리 내부
전시관
말 안해도 아시죠? :)
넬슨 제독 상, 위에는 동상이 있습니다.
가려고 하는데 계속 주변에 있는 그림들이 나를 묘하게 사로잡았다. 그래서 30분정도 더 있다가 나왔다. 더 있기를 잘한 것 같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그 유명한 고희의 작품들을 봤기 때문이다. 해바라기와 의자. 실제로 보니 색깔의 힘이 더욱 강력하게 느껴졌고, 고흐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노란색이 눈을 사로잡았다. 갤러리 내에서 일부 작품들은 촬용을 허용하지만 일부는 금지한다. 근데 고흐의 작품에 사람들이 워낙 많이 있고 유명하다 보니 금지 마크가 없다. 그래서 얼른 찍었다.
가장 매력적인 모습이 있는데, 바로 미술관 앞에 있다. 아래쪽의 출구로 나오게 되면 오래된 건물들과 거리 그리고 나무 사이에 빅밴이 커다랗게 쏟아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거리를 따라 걷게 되면 공간의 변화에 따른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그 거리를 계속 걷다보면 '웨스트민스터 궁전'의 부분인 '빅토리아 타워'가 덩달아 보이면서 영국의 심장부로 들어가게 된다.
4. London Eye
코카콜라 런던아이.
아는 바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다. 정말 크다. 에버랜드에 있는 관람차가 정말 크다고 생각했지만 런던 아이에 비해서 절반 크기도 안됩된다. 사진으로 보면 감이 잘 안오지만 눈으로 보면 엄청 크게 느껴진다. 또한 코카콜라 소유이기 때문에 '코카콜라 런던아이'라고 불린다. 재밌는 점은 기다리려고 줄 서는 곳에도 콜라나 과자를 파는 상점이 존재한다.
가격은.. 조금 된다. 우리나라 돈으로 3만 9천원 정도다. 사람마다 평은 제각각 이지만 저는 런던에 오는 이상 이건 타야한다고 생각한다. 불행하게 코카콜라 소유여서 런던 패스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해 크게 뭐.. 특별한 건 없다. 그러나 꼭대기에서 런던을 내다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겠다. 안찍던 사진을 이곳에서 엄청 찍었다.
런던아이 티켓 부스가 따로 있기 때문에 거기서 현금의 경우 카운터에서 카드의 경우 자동화 기계로 결제를 한다. 티켓 받고 나가면 줄 서는 곳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잘 모르는 경우 직원 분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뒤에는 아쿠아리움, 런던 던전, 그리고 슈렉 체험전이 있다.
웨스트민스터 궁전.
런던 아이.
여기서 영국에 대한 이야기 하나. 특히 영국의 경우 '매너'가 가장 중요하다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는 명언이 있듯이 영국에서는 '예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질문을 하기 전에 'Excuse me + (남자 분에게 - sir)' 하고 'May I ask you a question', 'If you don't mind' 등등 먼저 공손하게 나오면 상대방도 예의를 갖추어 대답해준다. 그리고 틀리더라도 자신감 있게 얘기하면 다 알아먹는다. 다만, 런던의 경우 발음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해를 못하시더라도 (이해가) 될때까지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또는 급하게 지나갈 때 'Excuse me' 는 '필수'이며, 바쁜걸 알고 상대방이 자리를 내어줄 때는 'Thank you'라고 하시는 게 좋다. 홈스테이 아주머니 말로는 예전에 중국인 선생님 2분이 홈스테이로 왔는데, 한 분이 버스에서 'Excuse me', 'Sorry' 라는 말도 없이 지나가다가 대놓고 영국인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 그만큼 예의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런던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고 마칠까 한다. 여기 오기전에 많은 분들이 '인종차별'에 대해서 걱정해주셨다. 영국의 다른 지역은 모르겠으나 런던에는 거의 못느꼈다. 워낙 수많은 인종들이 살고, 외국인이 반이기 때문에 살면서 (아직 일주일도 안됐지만) 차별당하거나 무시 당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아주머니 말로는 인종차별은 미국이 더 심하다고 말했다. 아주머니가 흑인이신데 영국에 있을 때랑 미국에 있을 때랑 느낌이 너무 다르다고 한다. 런던에는 평생 못느꼈던 차별을 미국에서 느꼈다고 한다. 런던은 인종간의 결혼이 매우 다양해서 혼혈인 사람들이 정말 많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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