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드라마
THE CROWN, "Wolferton 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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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창덕궁에 가기 전 아빠가 내게 하셨던 말이다. 또한 이는 널리 알려진 문구이다. 영국으로 가기 전에 우리나라 고궁들을 가고 싶어졌다. 후원을 가기 전, 아빠가 나에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권했다. 과연 책을 읽고 창덕궁과 후원을 방문하니 예전과는 다르게 보였다. 시점의 이동에 따른 공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고 우리 고유의 건축과 지혜를 그곳에서 체험했다.
최근에 보고 있는 영국 드라마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국을 알면 알수록 드라마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영국 드라마들을 봤다. 내가 밟았던 곳들이 드라마의 촬영 장소들이며, 영상이 줄 수 없는 색다른 경험들을 내게 선사했기 때문이다. '영국이야기'를 같이 적으면서 여유가 있을 때마다 '영국드라마'를 정리하려고 한다. '영국드라마'를 통해 읽는 분들과 같이 영국을 공부하길 바란다.
넷플릭스 원작 'The Crown'
이번에는 내게 처음으로 '영국'이라는 나라를 느끼게 하고, 완전히 몰입하게 된 드라마를 다루어 보려고 한다. 바로 'The Crown'이다. 넷플릭스 원작이기 때문에 계정이 있는 사람들은 바로 볼 수 있으며,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 드라마이다. '드라마' 인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정교함과 스케일을 보여준다.
스토리 전개는 근대, 현대의 영국 역사와 왕실을 다루기 때문에 크게 특별한 점들은 없다. 하지만 드라마의 작은 장면 하나 하나마다 공을 들였으며 여기에 영국만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는 걸 봤다. 드라마 자체에 대해서 설명하라고 하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후기나 설명을 올렸다. 나는 위에 언급한 '작은 것'들에 대해 중점을 두려고 한다.
맷 스미스가 에딘버러 공작 역을 맡았다.
더 크라운 초반부에 필립, 현 에딘버러 공작이 나온다. 정확히 '에딘버러 공작 필립 마운트배튼'이 되겠다. 현재 엘리자베스 2세의 남편이다. 원래는 그리스와 덴마크 그리고 노르웨이 왕가인 '슐레스비히-홀슈타인-존더부르크-글뤽스부르크 왕가'의 왕자이다. 그는 결혼 직후에 그 위계를 포기한다. 위의 사진은 바로 그 장면이다. 드라마의 경우 결혼 전에 나온다.
조지 6세가 종이를 꺼내서 읽는다.
필립이 위계를 포기하는 것에 서약을 한 후 조지 6세가 나타난다. 조지 6세는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친이며, 2010년 개봉된 영화 '킹스 스피치'의 주인공이다. 말더듬이임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서 약점을 극복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이 점을 부각시키기 위함인지 말을 더듬는 장면이 나온다.
조지 6세는 작위식을 진행해야 하는데, 말을 더듬기도 하고 대사가 기억나지 않아 종이를 꺼내 읽는다. 그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져 있다.
"Philip Mountbatten,
I grant you and the heirs, male of your body, lawfully begotten, the dignities of Baron Greenwich, Earl of Merioneth and Duke of Edinburgh And Knight Companion of our most noble order of the Garter."
먼저 영국의 귀족계급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영국의 직위를 높은 것부터 낮은 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공작(Duke) - 후작(Marquess) - 백작(Earl) - 자작(Viscount) - 남작(영국에서는 Lord, 영국 이외에서는 Baron이라고 한다)' 그리고 귀족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세습이 되는 '준남작(법적으로는 평민이다)'이 있으며, 명예귀족인 '일대귀족', '전원남작'이 남아있다. 이들의 경우 지위가 세습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Baron Greenwich'는 그리니치 남작이 되며, 'Earl of Merioneth'는 메리오네스셔 백작, 'Duke of Edinburgh'는 에딘버러 공작이 되겠다. 'Merioneth'는 'Merionethshire'의 줄임말로 영국 웨일스의 북부 주이다. 주도는 'Dolgelly'이다.
여기서 조지 6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기사작위는 군주만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는 의회가 제출하는 명단을 승인하고 훈장을 달아주는 의전상 역할만을 수행한다. 극히 일부분에 한해서 왕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훈장이나 기사작위의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의 주체는 국민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의회공훈심사단이다.
가터 훈장
한 가지 설명을 안한 부분이 있다. 바로 'Knight Companion of our most noble order of the Garter'이다. 이는 바로 '가터 훈작사'를 말한다. 이는 필립, 에딘버러 공작이 가터 기사단에 가입이 되는 것을 말한다. 가터 기사단에 들어가는 것은 동시에 가터 훈장을 서훈받는다는 의미이다. 이때 문장이 새겨진 방패와 브로츠, 대수, 검 그리고 벨트를 받게 되며, 세상을 뜨게되면 일부는 다시 반환을 하게 된다.
가터 기사단은 백년전쟁 초기 (1347년) 에드워드 3세에 의해 결성된 잉글랜드 기사단이다. 본거지는 윈저궁 (Windsor Castle - 영국 이야기를 참고하세요)이었으며 수호성인은 용을 잡은 성인으로 유명한 성 조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웨스트민스터 동쪽 끝에 위치한 St. George 예배당에 이들의 가문 및 왕실 문장이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예배당은 '영국이야기 11' 그리고 밑에 '자세히 보기'를 참고하기 바란다. 또한 가터 훈장은 1348년 에드워드 3세에 의해 만들어진 기사단 훈장이다. 잉글랜드 최고의 훈장이며, 동시에 영연방 최고 훈장이다.
위 사진에 있는 훈장을 자세히 관찰하면 가운데 잉글랜드 국기 주변으로 로마자들이 있는 걸 볼 수 있다. 정확히는 '프랑스어'이며, 다음과 같이 적혀져 있다, 'Honni soit quit mal y pense'. 프랑스어를 전공하는 사촌에게 물어보니 '오니 수와 뀌 말 이 펑스'로 읽는다고 한다. 이는 "악을 생각하는 자에게는 수치를"라는 의미이다. 이 훈장의 유래로 아래 이야기가 전해진다.
에드워드 3세가 솔즈베리 백작 부인(후에 흑태자의 아내가 된다)과 춤출 때 그녀의 파란색 가터 하나가 바닥에 떨어지다. 이 모습을 보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웃자 에드워드는 떨어진 가터를 정중하게 줍는다. 그리고 자기 다리에 매고는 프랑스어로 이렇게 말한다. "악을 생각하는 자에게는 수치를 (Honni soit quit mal y pense)'. 이 말을 하며 신하들을 꾸짖는다. 이 모토는 이 일화에서 나온 기사정신을 칭송하는 내용으로, 후에 가터 훈장의 최고 명예 상징이 된다.
작위식 후 엘리자베스 앞에선 에딘버러 공작
가터 훈장과 동시에 대수(어깨에서 허리에 걸쳐 드리우는 큰 수)를 매는데 대수의 색이 파란색이어서 블루 리본이라고 불린다. 또한 훈장에 새겨진 모토의 바탕도 파란색이다.
Claire Foy 가 엘리자베스 역을 맡았다.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공주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결혼식을 하기 전 버킹험 궁전에서 만나고 있다. 왕의 복장을 자세히 보게 되면 가터 훈장 밑에 또다른 훈장이 달려있는 것을 보게 된다. (자세한 사진은 '자세히 보기'를 클릭해주세요.)
이는 엉겅퀴 기사단의 훈장이다. 이 기사단은 스코틀랜드와 관련이 되어 있다. 현재 훈장은 1687년 제임스 2세 잉글랜드 국왕에 의해서 만들어졌다(스코틀랜드에서는 제임스 7세). 훈장에 보이는 가운데 무늬는 스코틀랜드 국화인 '엉겅퀴'이다. 모토는 라틴어로 'Nemo me impune lacessit' 이다. 이는 영어로 하면 'No one provokes me with impunity', 우리말로는 '나를 모욕한 자는 복수를 피해갈 수 없으리라'이다. 현재 영국 군대와 스코틀랜드 연대에서 해당 문장을 모토로 사용하고 있다.
다음에는 결혼식에 나오는 장면들을 다루려고 한다. 다룰 내용 많은 관계로 한편 당 총 2~4개의 부분으로 나눠서 연재를 할 계획이다.
출처: 넷플릭스 (해당 사진들이 문제가 되면 내리겠습니다.),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더 크라운 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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