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ROWN
'Wolferton Splash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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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TFLIX 원작
지난번에는 엘리자베스 공주의 결혼식 초반부 장면을 같이 살펴봤다. 결혼식이 드라마 1화에 나오는 만큼, 이 장면에서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써 내려갈 수많은 주연과 조연들이 등장한다. 이들을 통해 영국의 양당인 보수당과 노동당, 그리고 애국가인 '내 조국이여, 나 그대에게 맹세하노라'를 알아봤다. 이처럼 '더 크라운'을 보게 되면 곳곳에 디테일이 숨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늘의 이야기는 영국 군인들의 경례로 시작이 된다. 나라마다 문화적, 역사적 차이로 인해 경례하는 방법은 비슷하거나 다르다. 영국의 경우 육군은 손바닥이 전방을 향하게, 손끝은 눈을 향하게 경례한다. 해군의 경우 전통에 따라 손바닥이 아래를 향하게 해 경례를 한다. 이는 우리나라와 동일한 방식이다. 한국은 군 소속에 상관없이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경례를한다. 이처럼 영국에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위의 사진을 자세히 관찰해보자. 교회의 서쪽 입구에 군인들이 군주를 맞으며 경례를 하고 있다. 벽을 따라 군인들과 경찰들이 나란히 서 있는데, 하얀색 제모를 쓴 군인은 손바닥이 아래로 향하게 경례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가 해군인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흰색의 제모는 해군들이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분별할 수도 있지만, 경례를 통해 알 수도 있다는 걸 짚고 넘어가자.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공주가 내린 마차를 보자. 마차 뒷면에는 영국 왕실의 문장이자 국장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영국 국장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기 전, 문장의 구조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문장에도 구조가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문장의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기 때문에 구조와 역사가 있으며, 각각의 부분에는 해당 명칭이 존재한다.
Source: Heraldry Portal
모든 부분을 다 살펴볼 필요는 없다. 먼저 'Crest'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가문이나 조직을 상징하는 문장 또는 머리위에 쓴 볏이나 관모를 의미한다. 'Mantling'은 헬멧 윗부분 장식 고리(Torse)에서 늘어져 헬멧의 옆 및 뒷부분을 덮는 장식용 천, 망토이다. 그 아래 부분(Crown/Coronet)에는 왕실의 경우 왕관을, 귀족의 경우 작은 관을 장식한다. 참고로 영국 계급에서 준남작 계급은 이 부분을 장식할 수 없다. 그들의 지위는 세습이 가능하나 법적으로는 평민이기 때문이다(남작부터가 법적으로 귀족이다). 방패의 양 옆은 'Supporter'라고 해서 주로 동물들을 그려 넣는다. 다음으로 방패 아래에는 보통 훈장과 모토를 새겨 넣는다. 이번에는 영국 국장을 살펴보자.
왕실 문양 / 영국 국장
국장에서 중요한 부분은 방패이다. 귀족들의 경우 방패에 해당 가문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새기고, 왕족의 경우 왕실을 나타내는 문장이나 패턴을 그려넣기 때문이다. 영국 국장의 방패를 같이 보자. 왼쪽 상단에 있는 문장은 '잉글랜드'를 상징한다. 바로 오른쪽은 '스코틀랜드'를 나타낸다. 그 아래는 전과 동일한 문장인 '잉글랜드'를 나타내며, 왼쪽 아래에 있는 문장은 '아일랜드'를 의미한다. 그러면 궁금증이 한개 생긴다. 웨일즈는 어디있을까?
웨일즈의 경우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문화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독립국'은 아니다. 그 역사는 중세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 시기에 잉글랜드에 병합을 당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연방국에서 독립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웨일즈는 그렇지 않다. 이는 기관 명칭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잉글랜드의 법원의 경우 '잉글랜드-웨일즈 법원'이라고 같이 부른다.
영국 국장에서도 'Wolferton Splash' 1편에서 언급한 가터기사단의 모토를 찾아볼 수 있다. 가운데 방패를 둘러싸고 있는 파란 띠에 새겨져 있다. 앞서 말했듯, 파란색은 가터 기사단의 훈장과 벨트에서 찾을 수 있다. 'Honi soit qui mal y pense', 한국어로 '오니 수와 뀌 말 이 펑스'로 읽으며 이는 '악을 생각하는 자에게 수치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Wolferton Splash' 1 편을 눌러주세요) 가터훈장은 영국의 최고 명예 훈장을 상징한다. 그 아래에 있는 'DIEU ET MON DROIT'는 라틴어로 적혀져 있는데, 'God and My Right'라고 해석한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잉글랜드, 웨일즈 그리고 아일랜드와는 별개의 국장을 사용하고 있다. 아래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서포터의 위치, 왕관의 모양, 모토, 훈장 등, 언뜻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다.
왕실 문양 (스코틀랜드) / 영국 국장
위와 아래의 글귀는 스코틀랜드어로 'In My Defens God Me Defen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는 원래 '스코틀랜드' 왕국에서 사용했던 국장의 모토이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를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관공서 같은 건물에서 국장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보듯 두 나라는 각기 다른 국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차이점을 금방 볼 수 있다.
스코틀랜드 이외 지역의 국장에는 '가터 기사단'의 훈장이 걸려져 있다면, 스코틀랜드의 경우 '엉겅퀴 기사단'의 훈장이 걸려져 있다. 방패를 감싸는 문장과 꽃은 스코틀랜드의 국화인 '엉겅퀴'이며, 훈장에는 성 안드레와 그의 X자형 십자가가 새겨져 있다. X자형의 십자가와 성 안드레가 같이 있는 이유는 사도인 그가 X자 십자가에서 순교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국기를 '성 안드레 국기'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공주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공주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들어가자 노래가 울려퍼진다. 지금 장면에서 듣고 있는 음악은 영국 교회의 찬송가인 'Praise, My Soul, the King of Heaven'이다. 찬송가는 성경의 시편 103편을 바탕으로 가사가 이루어져있고, 성공회 성직자인 '헨리 프란시스 리테(Henry Francis Lyte)'에 의해서 제작되었다. 이 성가는 주로 영국에서 불리어지며, 드라마에서 듣는 것처럼 실제로 1947년 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에딘버러 공작의 결혼식에서 불려졌다.
Source: NETFLIX
영국 왕실의 결혼식은 전통적으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국가의 공식행사나 왕실의 행사도 다 이곳을 거치게 되어있다. '더 크라운'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공을 들여서 만든 작품인 만큼, 드라마라고 믿기지 않을 만한 스케일과 정교함 그리고 장면들을 연출해 낸다. 감상을 하다보면 어느새 보는 장소들이 진짜 장소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국가나 왕실의 공식적인 행사를 제외하고 상업적인 용도(다큐멘터리는 제외)의 촬영을 엄격히 금지한다. 따라서 위의 장면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아닌 잉글랜드 캠브릿셔에 있는 'Ely Cathedral'에서 촬영이 되었다.
에딘버러 공작과 엘리자베스 공주
작품 속 에딘버러 공작을 보게 되면 가터 훈장 밑에 또 다른 훈장이 보인다. 이는 영국 왕실의 것이 아닌 그리스 왕실의 훈장이다(한참 찾았다). 이 훈장은 'The Order of the Redeember', 한국말로 '구세주 훈장'이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가운데에 있는 인물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예수님을 중심으로 그리스어로 새겨져 있는 문장은 영어로 'Thy Right Hand, O Lord, Become Glorious'이며, 이는 성경의 출애굽기 15장 6절에서 가져왔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내시니이다...' 가터 훈장은 파란색을 사용하고 구세주 훈장은 담청색, 또는 밝은 청색을 사용한다. 다음번에는 결혼식의 남은 부분들, 그리고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들을 적을 예정이다.
가터 훈장과 구세주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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