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목소리
Sound from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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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간(9월 13일)으로 어제 'Southwark Cathedral', 'Shakespeare's Globe Theatre' 그리고 'St. Paul's Cathedral'을 다녀왔다. 원래는 현대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는 테이트 모던까지 다녀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인트 폴'에서 너무 감동을 받아 저녁예배까지 참석하고 왔다.
글이 길어지는 관계로 어제 여정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이 되겠다, '예배당에서 울리는 천상의 목소리'. 영국 교회에는 저녁에 'Evensong'이라고 불리는 예배가 있다. 성가대의 찬양과 함께 진행이 된다. 세인트 폴에서 오르간과 성가대의 찬양이 함께 울려질 때 내내 소름이 돋았다. 매우 귀중한 경험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1. Southwark Cathedral
'Southwark Cathedral'
발음은 '써덕'이라고 한다. 처음에 어떻게 발음할지 몰랐으나 바로 '써덕'이라고 아주머니가 고쳐줬다. 영국 영어의 경우 두개의 단어가 합쳐지는 경우, 단어가 하나일때랑 발음시간이 동일하기 때문에 합성어를 이루는 단어의 발음시간은 줄어든다. 미국과는 다르게 앞에 강세를 두기 때문에 '써'라는 소리와 동시에 워크가 빠르게 발음이 되어 우리가 듣기에는 '써덕'이라고 들린다. 영어 국가라고 해서 같은 영어를 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영국 등 제 각기 다른 색을 띄고 있다.
성당 내부
전형적인 고딕 아치.
세례반.
이 교회는 노르만 정복 이후인 1086년에 해당 교회의 공식적인 자료가 있으나, 실제로는 7세기 경에 세워졌다는 주장과 9세기에 교회 활동 등 더 이전의 자료들도 존재한다. 10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존재한 교회, 성당이며 한때는 교회 건물로 1905년 이후로 성당으로 사용이 되고 있다. 또한 이곳은 '하버드 대학교'의 설립자인 '존 하버드'가 세례를 받은 곳이다. 성당의 한쪽에는 '하버드 채플'이 있으며 그곳에서는 1905년에 미국 대사인 조셉 코테가 기증한 스테인글라스와 기념문 그리고 하버드 대학의 로고가 스테인 글라스에 세겨져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를 기념하는 비와 창문도 있으며 다른 유명인들의 무덤과 주교들의 무덤이 이곳에 있다. 사우스워크의 경우 우리가 볼때는 규모가 상당히 크지만, 성 바울 성당이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비해서는 작다. 시간이 많이 흘러간 만큼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성당의 건물 일부분이 있다. 이 부분들은 흔적으로 남겨져 있고 안내 책자에서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셰익스피어 기념비. 손에는 상직적인 식물이 심겨져 있다.
대형 오르간.
제단 스크린.
하버드 채플 입구.
하버드 채플.
하버드 대학 로고와 영국 왕실 문장이 보인다.
성당에 사는 고양이.
안내 책자를 1파운드 주고 사게 되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허락한다. 여기서 낸 1파운드는 전부 '기부금'으로 사용된다. 교회는 정부의 지원금이나 다른 지원을 받지 않고 오직 기부금과 헌금에 의지한다. 영국에 있는 성당 또는 교회를 가실 때 이 점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사진을 찍고 싶어서 1파운드를 낸 다음 책자를 받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우스 워크 성당은 내부 촬영을 허락하나 세인트 폴 성당이나 웨스트민스터 성당은 내부 사진 촬영을 금지한다.
런던 패스를 구입하신 분은 성당을 소개하는 책을 4~5파운드 대신에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책자보다 더 자세한 설명이 책에 들어있다.
과거 천장 장식. '가룟 유다'이다.
2. Shakespeare's Globe Theatre
셰익스피어 원형 극장이다. 실제로는 1600년도 중반에 세워졌다. 하지만 화재로 인해 손실되고 난 다음 1994년에 미국 배우가 이곳에 방문해 역사적인 극장을 다시 세우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다. 그후로 기부금을 받고 단체를 만들어서 14년 동안 연구와 조사를 한 다음, 2014년에 완공했다. 아쉽게도 배우는 당시 세상에 있지 않았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읽어봤어도 개인적인 삶이나 잉글리시 극장에 대해 아는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딱히 받은 '무언가'는 없다. 그렇지만 완공된 극장에 들어가서 구경할 수 있었던 것은 참 인상 깊었다. (런던패스로 들어가면 무료 입장입니다!)참고로 박물관은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어도 극장에서는 혼자 들어가지 못한다. 반드시 특정한 시간에 시작되는 가이드와 함께 설명을 들은 후 입장해야 한다. 극장 안에서는 사진촬영은 물론 대화도 금지다. 이유는 실제로 이곳은 '극장'이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이 매일 리허설을 한다. 공간 특성상 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배우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금지하는 것 같다.
겉에 보이는 건 조금 작아보이지만 안의 경우 15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며, 처음 세워진 그 옛날에는 제한인원 같은 것이 없었기에 3000명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고 한다. 극장을 통해서 영국 사람들이 얼마나 극과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신기하게 영국은 영화관은 잘 보이지 않으나 극장이나 공연장은 쉽게 접할 수 있다. 한국에 다시 돌아오기 전에 뮤지컬은 한 번 꼭 보고 와야겠다. :)
셰익스피어 극장을 가기 전, 그리스 음식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왔다.
'The Real Greek', 사우스워크에서 셰익스피어 극장으로 가는 길에 위치하고 있다.
3. St. Paul's Cathedral
강 너머로 '세인트 폴' 성당이 보인다.
찍은건 외부 사진이 전부다. 내부 사진은 금지되고 있으며, 몰래 찍다가 걸리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 정말 찍고 싶었다. 원래는 '테이트 모던'에서 현대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계획이었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간 관계로 안갔다. 개인적으로 현대작품에 많은 흥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반대로 옛작품이 내게는 더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낀다.
'테이트모던' 앞에는 유명한 다리인 '밀레니엄 다리'가 있습니다.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다리다. 철 구조물로 이루어져서 독특한 외관을 연추한다. 위를 걸을 때 조금은 흔들리기는 한다. 이 다리는 성 바울 성당의 남쪽 입구와 직선으로 연결된다. 다리를 걸으면서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성 바울 성당과 가까워지면서 장면이 계속 바뀌는 것도 재밌다.
두 말하면 잔소리이다. 외부도 정말 크고, 특히 돔의 경우 규모가 커서 조금 먼 지역에서도 보인다. 그러나 신기하게 내부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들어가기 전에 소지품을 검사합니다. 지난 이야기에도 말씀 드렸듯이 웬만한 곳은 다 검사한다. 들어가는 곳은 밀레니엄 다리로 걸어온 남쪽이 아닌 서쪽 입구다.
테이트 모던, 밀레니엄 다리 앞에 있다.
밀레니엄 브릿지.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닥터후 촬영 장소이기도 했다.
크기가 엄청나다.
남쪽 대문.
서쪽 대문이다.
간단한 보안검사를 하고 들어간다.
서쪽 입구로 입장하는 것은 신앙적인 의미가 있다. 서쪽으로 들어가면 동쪽의 '스테인글라스'와 '높은 제단'이 보인다. 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동쪽에 위치한 좌석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동쪽의 '스테인글라스'가 위치한 것은 '예수님의 부활'과 연결이 된다. 아침에 해가 뜨는 건 예수님의 부활을 상징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쪽에서 동쪽으로 걷는 것은 빛을 보면서 부활을 기념, 기억하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아침에 해가 뜰때마다 빛이 스테인글라스와 제단을 통과해 온 교회를 황금 빛으로 적십니다. 따뜻한 빛들이 교회의 온 곳에 반사가 되면서 내부를 자연의 빛으로 밝힌다. 오후에 이곳에 갔지만 성당 내부의 찬란한 빛은 잊을 수가 없다.
건축적으로 볼 때도 정말 아름답다. 신전 기둥에서 가장 아름다운 양식은 '고린도'이다. 제일 화려함과 동시에 정교하다. 성당의 내부, 외부의 모든 기둥은 이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또한 성당의 돔이 당시 벽돌과 기본 재료들로 만들어진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예전에는 이런 성당을 '하나의 사치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인트 폴'을 다녀오고 나서는 입장을 바꿨다.
성당을 높게 지은 이유는 '공간이 가진 힘' 때문이다. 공간이 높아질 수록 사람들은 그 공간에서 위계감과 경건함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태도의 변화가 온다. 교회를 정교하고 아름답게 지은 이유는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높이 계신 하나님께 인간의 문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식과 건축 양식을 이곳에 동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을 남용해서 '더 높게, 더 화려하게'를 추구하다가 완공도 못하고 무너진 성당도 있다.
참고로 성당의 돔에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 심신이 약하신 분들, 임산부, 어르신들은 올라가지 않는 걸 추천한다. 올라가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올라가는데 제주도 성지순례처럼 한라산 등산하는 줄 알았다. 끝없는 원형 계단으로 계속 올라간다. 고소공포증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올라가서 고생했다. 돔의 내부태두리에 사람들이 앉거나 서 있을 수 있는데 그 폭이 좁다. 그리고 돔의 크기가 워낙 높아서... 저도 겨우 한 바퀴 돌고 내려왔다. 돔에는 사도 바울의 이야기가 8등분으로 그려져 있다(예, 몰타섬 이야기 - 뱀). 사도 바울의 이야기 밑에는 성인들의 상들이 세워져 있다. 정말 신기한 건 거대한 성인들의 상이 어떻게 돔까지 올라갔는지. 그 밑에는 선지자, 사도들의 그림들이 있다(이사야, 예레미야, 다니엘, 마태, 누가, 마가 등).
성당 밑에도 내려갈 수 있다. 성당 밑을 '크립트 (Crypt)'라고 한다. 이곳은 '무덤'과 '예배당'으로 사용된다. 생각과는 달리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다. 이곳은 그 유명한 '넬슨 제독'의 무덤이 있다. 또한 이곳을 건축한 '크리스토퍼 워렌'과 '웰린턴 공작'의 무덤 등 수 많은 예술가와 전쟁의 영웅들이 이곳에 묻혔다. 역사적인 위인들은 이곳에서 수만명의 사람들과 예배를 드린 다음 기계를 통해서 내려간 다음 묻힌다. 관이 내려오는 통로와 기계가 따로 있다. (웨스트민스터도 마찬가지 입니다.)
4. 'St. Paul's Cathedral'에서 예배
글이 길어져 예배 부분을 따로 나눈다. 지난 '영국이야기 2'에서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예배를 말했다. 그 글에서 예배를 드린 방식과 성찬식 그리고 느낀 점들을 나눴다. 이번에는 '세인트 폴'에서 드린 예배를 같이 나누려고 한다. 참고로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이 이곳에서 설교를 했고 그분의 죽음 이후 아내 분도 이곳에서 왔다고 한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예배를 드렸다. 성직자나 의원들은 성가대 쪽에 위치한 곳에 따로 앉는다. 예배의 위치가 예전과는 다르게 '제단'쪽이 아닌 '돔'에 임시 제단을 설치해서 진행한다. 그 이유는 원래대로 동쪽 제단에서 예배를 드리면...설교자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부터 더 가까이 예배를 드리자는 목표로 장소가 변경되었다.
'영국이야기 2'처럼 시작은 똑같다. 다만, 성가대가 예배 인도자를 따라 나온다. 먼저 이곳은 'Pastor'가 아닌 'Minister'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Pastor'의 경우 개신교의 목사들을 칭하는 단어다. 웨스트민스터는 'President'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각각 다른 단어를 선택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가대가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릴 때 청중들 모두다 같이 일어나야 하며, 찬양이 끝나야지 앉을 수 있다. 몸이 불편하신 분들은 계속 앉아있어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이드신 분들이 먼저 일어나시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놀랐다. 많이 힘드실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바른 자세로 예배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신사라고 생각했다.
성가대는 변성기 전의 남자 아이들과 어른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그 규모가 100명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지휘자가 반주하는 방법도 우리가 예배시간에서 보는 거랑 정말 다르다. 성가대가 어떤 내용의 찬양을 드리는지 주보에 나와있다. 주보에는 예배 순서도 자세히 나와있기 때문에 어느 시간에 사도신경을 고백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주보는 나가면서 다 반납해야 합니다.)
성가대의 찬양은 그야 말로 예배당에 울리는 천상의 목소리다. 예배 처음부터 끝까지 소름이 계속 돋았다. 하나님께 올리는 찬양이 제단과 복도를 지나 곳곳을 울릴때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기도가 나왔다. 대형 오르간에서 나오는 반주의 소리는 예배당을 진동시킨다. 특히 성가대가 하나님께 '주기도문'을 찬양할 때가 기억난다. 어느새 같이 조용히 따라 부르고 있는 자신을 봤다.
이를 통해 오히려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극히 높고 거룩하신 하나님이다. 예배 시간에 집중을 안하고 졸거나 딴 생각을 할 수가 있는지. 자유로운 예배와 신나는 찬양도 좋지만 우리시대는 예전과 같은 경건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와 친밀하고, 아버지 같은 하나님은 우리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반면에 하나님의 거룩함을 잊게 만들 때가 있다. 반대로 높은 주님을 강조하면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 힘들 수도 있다. 영어로 진행이 되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예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가 병행이 되야한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성가대나 예배도 정부의 지원이나 다른 지원금이 없이 기부금이나 입장료로 유지가 된다. 예배가 끝나고 나올 때 매우 작은 돈이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드리고 나왔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시고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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